임마누엘 토드 "지금의 페미니즘은 남녀간에 싸움을 일으키려는 현실과 동떨어진 이데올로기"
여성해방이 달성될것 같은 때가 된 지금, 네오 페미니스트들의 적개심이 강해지고 있다--. 프랑스의 역사인구학자 에마뉘엘 토드는 새 저서에서 그렇게 논한다.
프랑스 신문 「피가로」에 실린, 남녀의 관계에 대해 새로운 시점을 나타내는 인터뷰를 내용을 요약해 본다.
그 적개심 강한 르상티망(ressentiment, 원한·복수심를 뜻하는 말. 니체가 명명) 운동에 질주하고 있다.
토드의 새 저서 '그녀들은 어디에서 왔으며, 지금 어디에 있는가. 여성사의 소묘'가 2022년 1월 프랑스에서 간행됐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제3파 페미니즘'이나 '젠더이론'이 상당히 혹독하게 비판하고 있다고 한다.
작가에게 '당신 생각에 그런 것은 남녀간에 전쟁을 일으키려는 것이며 현실을 벗어난 이데올로기라고 하고, 그런 말을 하면 좌파 친구들이 떠나버릴 것 같은데, 왜 그런 책을 쓰려고 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제3파 페미니즘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그 적개심이 강한 르상티망의 운동에 질주하려는 것은 확실하다고하고, 그것은 아마 지금 세대 남자들하고 똑같을 거라고. 지금의 우리 세대는 철두철미한 페미니즘이었고, 우리 사회환경에서도 그랬다고 말했다.
놀란운 것은, 프랑스에 영미식 페미니즘과 비슷한, 적개심 강한 페미니즘이 출현한 것이다.
미국의 페미니즘은 남녀를 대립시키고, 영국의 페미니즘은 남녀를 분리하는데, 프랑스 페미니즘의 특징은 남녀가 동지적 관계였고, 그동안 그것은 세계에서 찬사를 받고 있었다고 한다.
책에 대해 연구자로서, 인류학자로서, 역사가로서 그저 제3파 페미니즘을 비판하고 싶었다기보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고 싶었다고 인터뷰했다.
◆ 적개심이 강한 영미식의 페미니즘의 뿌리는 어디쯤 있는지에 대하여
개신교의 전통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사실 개신교는 상당히 '가부장제'적인 데가 있고, 그에 비하면 가톨릭의 '가부장제'적인 부분은 애매하다고 평가.
의외일지도 모르지만, 영미권에서는 처음부터 여성의 지위가 프랑스보다 높았던 것은 아니었다.
개신교는 남성과 여성의 관계에서 원래의 기독교보다 퇴행하고 있었다. 가톨릭에는 성모 마리아의 신앙이 있고 여성중심의 측면도 있지만, 그에 비하면 루터의 메시지는 매우 부권적이어서 마리아라는 여성이 아니라 이브라는 죄를 지은 여성이 전면에 나옵다고 설명한다.
영미권의 페미니즘에 거센 원성이 있는 것은 이 개신교 전통에 대한 반발이라는 측면이 크다고 평가한다.
◆ 여성들의 '불만'을 일으키는 것은
여성해방운동이 그 목표를 거의 달성해 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제 남성지배에 대한 이의 제기 활동세가 빨라지고 있다는 역설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역설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에 대하여,
정치철학자 토크빌은 사회가 평등해질수록 작은 불평등에도 아픔이 생긴다는 역설을 보여주었다. 이것도 비슷한 이야기라고 설명하면서,
작가도 처음에는 그런 가설을 가지고 있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평가한다. 프랑스에서는 언론인 모나 숄레가 마녀에 대한 책을 썼는데 이것이 중산층 고학력층에 잘 읽혔다는 것이다.
어떻게 현대 여성들이 16~17세기 독일어권을 중심으로 한 세계에서 격정에 사로잡힌 남자들에 의해 학살당한 4만명의 여성이 운명에 자신의 그것을 겹쳐 놓을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며, 어딘가 방향을 잃고 있는 것 같다는 평가를 내렸다.
프랑스에서는 세상이 생각하는 것보다 전부터 여성이 학력면에서 남성을 추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19년 24~34세 연령층을 보면, 학사 이상은 여성이 52%, 남성은 44%로서, 이는 고등교육에서 남녀비율의 역전은 이제 50세가 된 세대에 일어난 것으로,
그러니까 사회 상위 4%에 남성 지배층이 어렴풋이 남아 있다고는 하지만 학력 면에서는 오래 전부터 여성지배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셈이라고 한다.
이 변화가 전체적으로 보여지면 여성들이 느끼는 불안과 불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남성 지배의 잔재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 지금까지 남성들이 안고 있던 문제를 여성들도 갖게 된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사회학자 듀르케임이 지적한 아노미의 문제와 관련하여, 사회가 유동화되어 가면, 사람은 인생에 무엇을 기대하면 좋은 것인지 모르게 되고, 사회에 대한 불만이 더쌓여 간다고 한다. 계급의 르상티망과 고뇌, 자신의 삶에 대한 불안 등 지금까지 남성 특유의 사회심리적 질환에 여성도 노출되게 되었다고 평가.
그렇다고는 해도, 남녀간에 아직도 큰 경제적 격차가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 않느냐의 질문에 대하여는,
확실히 민간기업의 경영진이나 국가의 관료조직 같은 곳에서는, 지금도 남성지배가 계속되고 있지만, 그 이외에는 남성과 여성의 경제격차는 아이의 출산이라는 선택에서 상당 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이번 책에서 혁명적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은 이론적인 돌파구를 제시하고 있다고 하면서, 여성을 "(우발적인 사정으로 불임이 된 경우를 제외하고) 아이를 임신할 수 있는 인간"으로 정의하고 있다고.
요즈음 이런 정의를 내리는 것은 거의 반동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매우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도 했다.
여성의 경우 남성을 괴롭히는 모든 문제에 더해 커리어냐 아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있지만, 남성지배의 잔재는 이것으로 설명된다는 것이다.
한편, 남성은 가정생활에 있어서의 결정권을 꽤 상실한 만큼, 일의 세계가 더욱 더 중요하게 되어, 거기에 몰두하게 되어 있는 구조, 남성에게 직장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자신을 큰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도 언급하고 있다.
이 외에도, 남녀차이 이야기는 유전자나 뇌 이야기를 포함하여 모두 유사과학으로 설명하며, 남녀는 모든 분야에서 같고, 남녀차이가 있다고 알려진 분야도 그 차이를 확인할 수 없기다고도 만한다. 한편으로, 출산과 그 심리사회적 귀결은 상당히 강력한 변수로 본질을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