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노림수', 푸틴 다음 한 수에 기로에 선 국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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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노림수', 푸틴 다음 한 수에 기로에 선 국제사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월31일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구입할 경우 자국 통화 루블로 지불해야 한다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러시아 국영 가스프롬 파이프라인을 통한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수출이 대상으로 4월 1일부터 개시될 방침이다.
사실 이는, 세계의 기축통화인 달러에 장기적으로 충격을 줄 한 수가 될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 정책 대응에 악수를 두었기 때문이다.
먼저, 러시아를 둘러싼 최근의 정세를 살펴보면,
러시아가 구축한 천연가스의 루블화 결제방식은 다음과 같다.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매입하는 유럽 기업들은 유럽연합(EU)의 금융제재에서 제외된 가스프롬방크에 유로화와 루블화 결제계좌를 모두 개설한다.
가스프롬뱅크는 입금된 유로화를 시장에서 매각해 루블화를 사들이고 루블화로 대금을 가스프롬에 보내는 것이다.
지난해 러시아에서 1550억m의 천연가스를 수입한 유럽에서는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공급이 끊긴다는 우려가 있지만 유럽 기업들은 유로화 지급이 계속 허용되고 있어 실제 지급이 시작되는 4월 후반 이후 큰 혼란이 생길지 여부이다.
왜냐하면, 러시아의 목적은, 유럽에 대한 위협이 아니고, 통화 루블의 안정화에 있기 때문이다.
천연가스 구입대금(1일 2~8억유로)을 자국내에서 루블화로 바꾸는 것을 어필함으로써 환율을 떠받치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러시아 정부의 계산대로 잘되고 있으며, 루블화 환율은 급상승해 3월 말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2월 24일 수준까지 회복됐다.
하지만 이 문제는 뿌리가 깊다.
푸틴 대통령이 경제관련 행사에서 서방 금융시스템에서 무기처럼 사용되는 달러나 유로화를 쓸 의미는 없다고 말한 것처럼 러시아의 이번 움직임은 서방국들이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을 동결한 것과 관련이 있다.
서방국의 조치로 외환보유액의 절반(약 3000억달러) 가량을 인출할 수 없게 됨에 따라 러시아 정부는 디폴트 위기에 몰리고 있다.
외환보유액 동결은 금융분야의 대량살상무기로 불리며, 2014년 러시아가 크림 병합 때 오바마 행정부는 외환보유액 동결을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국제통화시스템에 미치는 악영향이 너무 크다는 이유로 실시하지 않았다.
◇ 바이든의 무모함
안보수단으로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을 동결하면 미 달러화는 여차하면 못 쓰게 된다는 우려가 국제사회에 퍼지면서 기축통화의 주요 요소인 가치보장 수단으로서의 신용이 훼손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후 국제통화시스템의 역사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전후 국제통화시스템은 제2차 세계대전 후기인 1944년 체결된 브레튼우즈 협정이 시초다.
금 1온스의 가격을 35달러로 정하고 다른 나라 통화를 달러에 고정시킴으로써 세계대전 이후 국제통화시스템의 안정을 꾀했다.
1960년대 들어 미국의 무역적자가 심화되어 달러화 가치하락이 멈추지 않자 닉슨 대통령은 1971년 달러와 금의 교환 중단 발표를 해야 했고(닉슨 쇼크) 브레튼우즈 체제는 막을 내렸다.
닉슨 대통령은 1974년 사우디아라비아에 모든 원유거래를 달러로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페트로 달러의 탄생), 1990년대 이후 냉전의 승리자가 되면서 압도적인 국력을 바탕으로 "세계의 경찰관"으로서 에너지와 식량 등의 안정공급을 보증하면서 달러화는 미국 자신의 신용력에 바탕을 둔 기축통화가 되었고, 미국과 적대하는 국가에서도 유통되게 되었다.
그런데 오바마 정부에서 부통령을 맡고 있던 바이든이 외환보유액 동결이라는 금지를 선택한 것은 무슨 뜻일까.
아니나 다를까 금융계에서는 현재의 국제통화시스템 신인을 훼손할 수 있는 위험한 행위라고 우려했고 국제통화기금(IMF)도 3월 하순 러시아에 부과한 제재로 세계 금융시스템에서 달러의 영향력이 약화돼 앞으로 국가 간 무역을 기반으로 한 통화블록이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러시아의 다음 한 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한 달여 만에 서방국가에서는 러시아가 국제적으로 완전히 고립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국제사회의 실상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서방으로부터 강력한 제재로 러시아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지만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국가 상당수는 제재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브릭스(2000년대 이후 경제발전을 이룬 5개국)를 구성하는 중국,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일제히 러시아를 비난하는 유엔 결의에 기권하고 러시아를 제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BRICS 국가의 GDP 합계는 미국과 EU를 합한 GDP와 맞먹는 규모로까지 확대되었다.
향후 희소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천연자원이나 곡물등이 풍부함과 동시에, 이에 대한 수요(인구)가 거대한 것도 주의가 필요하다. 자급자족 경제 요소가 있고 공통통화 구상도 논의되고 있다.
상품(커모디티)의 가치에 뒷받침된 통화가 앞으로 유력해지지 않을까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정부는 자국산 에너지나 상품의 수출 모두를 루블화로 결제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 기로에 선 국제사회
천연가스 대금의 루블 지급은 후생, 커모디티 통화를 널리 유통시키는 최초의 시도였다고 할지도 모른다.
세계경제는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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