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70대 들어 부쩍 쇠약해지는 이유'에 관한 획기적인 자료

'사람이 70대 들어 부쩍 쇠약해지는 이유'에 관한 획기적인 자료

왜 사람들은 70대에 접어든 뒤 갑자기 쇠약해지는 것인가--이 수수께끼를 풀어줄 획기적인 노화의 이론이 제시되면서 노령으로 인한 쇠약과 질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 가능성이 열렸다.

영국 케임브리지 연구자들이 발견한 것은 고령기 혈액 조성에 엄청난 변화를 촉진하는 한 프로세스로 이것이 각종 혈액암과 빈혈 위험을 높이고 감염과 싸우는 백혈구의 효력을 손상시킨다는 것이다.

비슷한 변화가 피부에서 뇌에 이르기까지 온몸의 기관에서 일어난다고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으며, 이것이 수십 년씩 건강하게 나이를 먹어왔는데도 70, 80대로 접어들면서 급속히 쇠약해지는 사람이 많은 이유를 입증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보고 있다.

이 연구논문의 수석 집필자로 케임브리지에 있는 Sanger연구소(Frederick Sanger. 영국의 생화학자, 1918- )에서 암·노화·체세포 변이 연구 프로그램을 통솔하는 피터 캠벨 박사는 말한다.

이번 연구에서 재미있는 것은 공통적으로 작동하는 일련의 과정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종 목표는 이 노화과정을 늦추거나 거기에 개입하는 것이겠지만 적어도 이 과정을 조사해서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한다는 선택지가 하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65세 이하에서 극적으로 변하는 혈구의 다양성

노화는 복잡한 과정이다. 하지만 많은 과학자들은 세포 내 변이가 점점 쌓이면서 몸이 적절히 작용하는 힘이 점차 저하될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이번 최신 연구는 그 생각이 잘못됐거나 잘됐거나 불완전하다는 것을 시사하며 오히려 탓할 것은 고령기에 접어들수록 올라오는 제멋대로인 세포라는 것이다.

캠벨 등은 케임브리지대 줄기세포 연구자들과 공동으로 신생아부터 70대, 80대까지 모든 연령층의 사람의 혈액세포(혈구)를 조사했다.

그래서 밝혀진 것은 65세 이하 성인이 골수에 있는 2만 20만 종에 이르는 다양한 줄기세포 집단에 의해 만들어진 다양한 적혈구와 백혈구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65세 이상에서는 상황이 확 달라져 있었다. 혈구의 약 절반이 단 10~20개의 서로 다른 줄기세포로부터의 것으로 혈구의 다양성은 극적으로 줄었고 그것이 건강에도 여러 가지로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연구자들은 영국 과학잡지 네이처에 발표한 이 논문에서 피를 만드는 것과 관련된 줄기세포는 시간과 함께 변이를 쌓지만 이런 변화의 대부분은 무해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가 생기는 것은 드문 '드라이버' 변이가 줄기세포를 빠르게 증식시킬 때다. 그 대가로 질 낮은 혈구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이다.

30대나 40대 사람의 경우 비정상적인 줄기세포 증식이 촉진돼도 아무렇지 않지만 70세 이상이면 이렇게 빠르게 증식하는 세포가 혈구 생성을 지배하게 된다.

● 다른 기관계에서도 같은 프로세스가 일어나고 있다?

"이 지수함수적 증식에서 왜 70세가 넘으면 약함이 이렇게 급변하는지, 왜 이 나이 정도에 노화가 닥치는지 설명이 된다"고 캠벨은 말한다.

빠르게 증식하는 혈액줄기세포는 혈액암이나 빈혈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감염이나 화학요법 등의 치료에 대한 회복력을 저하시키기도 한다.

「다른 기관계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것은, 같은 소견이 들어맞는다는 것이다」라고 캠벨은 보충한다. 연구자들은 피부에 일어나는 같은 과정을 찾아 왜 노화로 인해 주름이 생기고 상처 치유가 느려지는지를 이해하려고 한다.

만성염증이나 흡연, 감염이나 화학요법에서도 발암성 변이를 가진 줄기세포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은 케임브리지 줄기세포연구소 교수로 이번 연구의 공동 상급 연구자인 엘리사 로렌티 박사다.

이런 요인이 노화에 얽힌 혈액줄기세포 감소도 앞당길 것으로 예측한다. 이 프로세스를 늦게 하는 요인이 있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