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은 빙하에서 치명적 미생물이 풀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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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은 빙하에서 치명적 미생물이 풀릴 가능성
2021년 과학자들은 빙하에서 채취한 얼음과 눈의 샘플에서 33가지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 다른 연구를 통해 비슷한 시료에서 1000여 종의 세균이 검출됐다.
냉동 보존되어 살아남은 그러한 미생물의 상당수는 지금까지 알려져 있었던 것과는 다른 것이었다.
연구자들이 분석한 것은 티베트의 빙하에서 채취한 빙상 코어(얼음판을 드릴로 굴착해 얻는 통 모양의 얼음 시료)다. 빙상 코어는, 오랜 세월 쌓인 얼음층으로 구성되어 있어, 각각의 층이 동결했을 때에 주위의 대기중에 있던 것(미생물이나 바이러스 등)을 포착하고 있다.
2021년 'Microbiome'지에 발표된 이 연구의 주 집필자인 미생물학자 지핀 권은 "이런 빙하는 서서히 형성됐고 티끌이나 가스와 함께 아주 많은 바이러스도 그 얼음 속에 퇴적된 것"이라고 말한다.
동결 시료에서 유전물질을 검출 추출하는 방법의 개선에 따라 중국 연구팀은 티베트 빙하에서 회수한 21개 시료에서 968종의 새로운 세균을 동정(同定, 동식물의 분류학상의 소속을 결정)했다. 이 발견은 학술지 Nature Biotechnology에 게재됐다.
빙하에 서식하는 미생물 연구는 비교적 새로운 과학 분야다. 2015년 미국 과학아카데미 기요에 실린 연구에서는 3만년 전 바이러스인 모리바이러스 시베리캄이 현대 아메바에도 감염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에는 티베트의 빙하 융해에서 채취된 샘플에서 발견된 고대 바이러스에 대해 연구(미사독)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빙하학자 로니 톰프슨은 "이런 극한 환경에 놓인 바이러스나 미생물이나 거기에 실제로는 무엇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우리는 거의 알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그 기록과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
전 세계 빙하가 놀라운 속도로 녹고 있기 때문에 방출된 미생물이 해빙수와 함께 강이나 지하수로 흘러들어 인구 밀집지에 도달해 동식물이나 인간에게 감염될 수 있는 것이다. 티베트의 빙하는 중국과 인도의 인구밀집지로 이어지는 몇몇 하천을 적시고 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중에는 1만5000년 이상 된 것도 있어 현대 생물은 이들 미생물에 대한 면역력을 갖지 못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빙하나 빙관(氷冠, 산 정상이나 고원을 덮은 돔 모양의 영구 빙설)에서 녹아내린 물에서 감염성 있는 병원체가 환경 속으로 방출될 수 있다.
연구자들은 100년 전 동결조직 샘플에서 천연두 바이러스와 스페인 감기 바이러스를 훼손 없이 발견했다. 5년 전 시베리아에서 발생한 탄저병 유행은 순록의 시체에 보존돼 있던 병원체가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수십 년 동안 동결됐던 사체가 비정상적인 열파로 풀리면서 아직 전염력이 있는 탄저균 아포가 방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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