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마누엘 토드 '서양에서 가부장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애당초 없었다.'
- 임마누엘 토드가 말하는 현대의 페미니즘 - 여성 해방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이란
여성해방이 달성될것 같은 때가 된 지금, 네오 페미니스트들의 적개심이 강해지고 있다--. 프랑스의 역사인구학자 에마뉘엘 토드는 새 저서에서 그렇게 논한다.
프랑스 신문 「피가로」에 실린, 인류학적 시각에서 가부장제라는 단어를 풀어 현대 제3파 페미니즘의 본질에 관한 인터뷰를 내용을 요약해 본다.
◆ '남성 지배의 정도'는 지리적·역사적으로 다양
서양에서 가부장제가 사라졌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그는 그것이 사라진게 아니라 처음부터 없었다고 말했다. 대체 가부장제가 무엇인지 의문을 제기하며, 보편적인 남계지배(男系支配) 제도라고 하는 말을 사용하면서, 이는 집단의 매니지먼트에 있어서, 남성의 지위가 조금 더 올라간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
그렇다고는 해도, 남성지배의 정도는 지리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크게 다르며, 각기 아주 다른 제도이기 때문에 그것을 가부장제라는 한 용어로 다 표현하려고 하는 것은 무리라고 한다.
그래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인류학자 조지 머독의 에스노그래픽 아틀라스의 새로운 이용법을 고안해내고 독자적인 지도를 만들어 이 남성지배의 다양성을 독자들에게 보여주기로 했다고 한다.
이 주제는 강렬한 이데올로기 색으로 이야기 되기 쉽다고.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므로 해당 내용의 도표는 인터넷에서 볼 수 있도록 했고 책에는 그 링크를 실었다고 한다.
인류학 연구자로서 말하기를,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여성상황에 대해 이야기할 때나 파리 주변 지역의 여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나 모두 함께 가부장제라며 논하는 데 전혀 의미를 찾을 수 없다고도 말했다.
사회학자 프레데릭 르 플레이는 러시아와 아랍의 대가족에게 가부장제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유라시아 대륙의 중심부에서 사회가 부계제도로 바뀌는 변이가 확산되면서 이것이 역사를 통해 여성의 지위를 떨어지게 되었는데, 좁은 의미의 서양, 즉 프랑스와 영미권, 스칸디나비아에서는 이 부계제도로의 변이가 일어나지 않았거나 거의 맹아상태로 남아 있었다고 한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갈수록 여성을 억압하는 정도가 높아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세상에는 많은 것 같지만, 그건 완전한 오해라면서, 서양에서는 지난 70년간 혁명적인 변화가 있었지만 그 이전부터 풍속과 풍습 측면에서 수렵채집민과 비슷하게 여성의 지위가 높았다고 한다.
사냥 채집민에 대한 연구를 보면 페미니스트들의 독사(겁쟁이)와 다름을 배울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서도,
"지금의 공공 논의에서는 제3파 페미니즘 이데올로기가 지배적으로 되어 있어, 그 때문에 남녀 사이의 역사가 왜곡되고 있다"고 말하며,
수렵채집민을 연구한다는 것은 10만~30만년 사이에 이르는 기간, 즉 인류사의 대부분을 연구하는 것이나 다름없고, 인류는 어떤 동물인가, 인류의 본성은 원래 어떤 것이었을까. 그 점을 간파할 수 있다고 한다.
수렵채집민은 쌍처 거주형의 핵가족으로 형제나 자매들과의 관계를 매우 중요시하였다고. 또한 인류 탄생 무렵부터 대략적인 일부일처제라는 것이 통계적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자손교육에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대체로 여성의 몫이었지만, 채집은 남성이 할 수 있었다. 반면 사냥은 온전히 남성만의 세계이고, 무엇보다 요즘 페미니스트들은 여성 사냥꾼의 뼈를 열심히 찾고 있는 것 같다고 비유하고 있다.
사냥의 특징은 그 성과물을 집단 내에서 분배한다는 점이고, 한편으로 채집한 성과물은 각 가정의 것이 된다며, 수렵채집민의 세계에서는 각각의 가정을 우선시하는 개인주의적 요소가 여성에게 있는 반면 남성은 집단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건 남자가 이타주의라는 게 전혀 아니라며, 집단은 대규모 일을 수행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전쟁을 치르기도 하기 때문으로 설명.
◆ 여성해방의 비용
집단의 신념이 무너지고 국민국가가 쇠퇴한 것은 여성해방과 관계가 있다는 논리에 대해서도,
이념이 좋지 않은 것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큰 현상들이 모두 하늘에서 내려온 것과 같아서 각각의 현상들이 결부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없게 된다는 점이며,
한편으로는 여성해방이 있었는데 이는 최고의 일이었다고.
우리가 사는 현대사회에는 두 가지 큰 움직임이 있는데, 그것은 여성해방과 집단에 속하는 감정의 쇠퇴로 설명. 이번 책에서는 이 두 가지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한다.
여성해방에는 비용도 있었다고 하던데 옛날에는 괜찮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그런 향수는 전혀 없고, 성혁명의 도래를 축하한다고 말했다.
남녀관계가 훨씬 좋아졌으며, 여성해방으로 인해 동성애 혐오도 끝났고, 풍속과 풍습도 유연해 졌음을 지적했다.
다만, 여성해방에도 비용이 있었다고 말하는 것이며, 여성해방이 진행되면서 여성들이 고등교육을 받게 되고 경제에서 서비스업의 비중이 커지는 추세가 가속화되면서 제조업이 침체되었다고 설명.
그 결과 일부 국가가 서비스업 중심의 페미니스트들의 나라가 되어 소비활동을 활발히 하면서 아직도 생산활동을 제조업이 남아 있는 나라들로 이전시켰던 것이라고 한다.
제조업이 아직 남아 있는 나라들이란, 바꾸어 말하면 일종의 남성지배가 아직 남아있는 나라들을 말하며 동유럽 국가와 아시아 여러 나라를 꼽기도 하였다.
경제학자 다비드 케라가 훌륭하게 나타내 보인 것은, 과거의 인민 민주주의국(폴란드,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루마니아)에서 제조업이 재흥한 것을 예를 들며, 이런 나라가 노동자의 나라가 되고, 유럽에서 중국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이라고. 이들 나라에서 제조업이 다시 일어난 덕분에 서방국가에서는 소비사회화와 서비스경제화가 더 진행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래서 서구에서는 여성해방이 가속화된 반면 동양에서는 전형적인 남성역할이 사회에 남게 되었던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서구 사람들은 동양 사람들의 노동에 완전히 의존하고 있는 상태인데, 동양 사람들의 문화적 태도를 뒤떨어진 것이면서 멸시하고 있다고 한다.
공장을 그런 나라로 이전시켜 놓고, 자신들의 선진적인 풍속·풍습도 수출하려고 하는 것으로 설명하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건 무리라고 말한다.
◆ 현대사회의 「시급한 과제」
계급 간 투쟁 대신에 남녀 간 투쟁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인류학과 경제의 관점을 양립시키고 싶다면서, 계급이라는 요소는 말할 것도 없다며, 제1파 페미니즘은 여성들이 시민권을 요구하는 운동이었는데, 이는 부르주아 계급에서 나온 것으로 모든 여성을 옹호했다고.
제2파 페미니즘도 마찬가지로서, 이는 성혁명을 추진한 운동이었지만 부르주아 계급에서 비롯된 이후 서민계층에 매우 빠르게 침투했다고 한다.
하지만 적개심이 강한 제3파 페미니즘은 모든 여성들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며, 이는 계급투쟁이며, 중류의 여성(과 그 배우자)이, 남성지배가 희미하게 남는 상류계급과 대립하고 있다는 것이다.
젠더 이데올로기는 브띠부르조아 특유의 이데올로기이며, 이를 내세우는 것이 대학에 소속된 중산층 여성들이고, 이러한 고학력 여성들이 '인터섹셔널리티' 개념을 열렬히 지지하며 이데올로기의 세계에서 지배적인 집단이 되고 있다고 한다.
적개심이 강한 이 페미니즘은 살아본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이데올로기의 으뜸이라면서, 남성지배를 받지 않은 계급이 남성지배에 대해 싸우라고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설명한다.
중산층 계급의 고학력층의 실태를 보면, 커플은 안정되어 있고, 하방결혼(여성이 배우자보다 고학력)도 많아, 더블 소득으로 되어 있다. 경제적으로 살아남기 위한 수렵채집민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반면 한부모 가정의 대부분이 속한 서민여성들에게 적개심 강한 페미니즘의 비전은 생존조건을 악화시킨다고한다.
사람이 커플을 형성하는 것은 그것이 서로를 돕는 기본적인 구조이기 때문이라고설명하며, 커플을 형성하는 것의 본래 기능은 살아남는 것이고, 그 바탕에 남성과 여성의 연대가 있다는 것.
지금 우리 사회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청년세대에서 심각한데, 시급한 과제는 이미 일어난 여성해방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커플이 서로를 돕는 것이나,집단에 소속된 감정이라는,지금 붕괴하고 있는 것의 가치를 다시한번 중요하게 생각하지고 한다.
◆ 프랑스에서는 다른 세 개의 가족시스템이 충돌하고 있다?
수세기 동안 기독교 서양에서는 성이 영혼의 가장 큰 죄악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지금 서양에서는 성이 영혼의 본질이라고 여겨지고 있다고 쓰고 있다.
성적지향에 대한 LGBT의 집착은 기독교의 산물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하여,
기독교의 서양은 자신들의 역사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면서, 기독교가 타 종교와 다른 점은 성과 악의 동일시 하여 집착하는 부분으로 설명한다.
특히 성적 쾌락을 격렬하게 적대시하는 개신교에서 그 경향이 더 뚜렸하다는 것이다.
기독교의 서양은 말하자면 부정적인 의미로 성에 넘친 사회였던 것이라고 하면서, 그 전통을 폭력적으로 거절한 것이 성혁명이었고, 절대자유주의 혁명이었다고 한다.
인류에서 동성애는 자연스러운 가능성이며 보편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라고도 하면서, 그러나 동성애 혐오에서 게이 현상으로의 이행이라는 것은 다시 말해 '성의 거절'에서 '성을 사회적 정체성의 중심으로 삼는 것'으로의 이행으로, 이는 지극히 기독교다운 일이라고 한다.
게이에 대해 기독교 좀비의 카테고리로 이야기하는 것은 그것이 이유이고, 자신의 성적취향에 따라 자신의 정치적 입장이나 사회적 입장을 규정하는 것은 지극히 서양적인 일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