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세계 11위인 러시아가 어떻게 막강한 군사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키예프 공격. 설마 21세기 유럽에서 다른나라에 수도가 공격당할줄은 거의 예상치도 못했지만 현실이 되어버렸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위험을 무시하고 왜 이토록 강경한가.
◆ 왜 러시아는 미국에 강하게 말할 수 있는가?
유럽에는 EU, 영국 외에 또 하나 세계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국이 있다.
러시아이다.
과거 동서 냉전 시에는 러시아는 소비에트연방으로서 동유럽 사회주의진영의 맹주였으나 1990년을 전후로 동유럽의 사회주의 국가들은 차례로 붕괴되었다. 맹주였던 소비에트연방도 연방 내 국가들이 속속 이탈하면서 무너졌다.
그 소비에트 연방의 국토 대부분을 계승한 것이 현재의 러시아 연방이다.
러시아는 유럽과 미국 등 주요국이나 일본보다 상당히 경제규모가 작아, GDP로는 현재 세계 제11위이다. GDP로 치면 한국보다도 낮은 것이다.
그러니 경제규모로만 본다면 러시아는 그리 큰 나라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지금도 세계 정치경제에 계속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국제문제 등에서도 미국과 자주 충돌하고 있고, 미국에 대항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에 속한다.
왜 러시아는 경제 규모는 작은데 미국에 대항할 수 있는가?
그것은 러시아의 군사력이 크게 연관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동서냉전 기간 중 소련은 서방국 못지않은 군사력을 보유했었고, 러시아는 그 소련의 군사력을 물려받았다. 미국과 호각세를 이루는 핵무기 보유국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군사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경제력이 있어야 한다.
GDP 세계 제11위의 나라가 어떻게 그 막강한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을까?
그 최대의 요인은, 「자원」이다. 러시아는 세계 유수의 자원강국이다.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의 에너지 자원, 철광석·금·동·니켈·수은·알루미늄 등의 광물자원 등 산업에 필요한 자원의 대부분이 생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냉전 중에도 소련은 석유 생산량에서 종종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1위가 됐지만 현재 러시아도 세계 2위의 생산량을 자랑하고 있다.천연가스도 세계 2위다.
러시아 하면 극한의 땅이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비옥한 토지를 가진 농업의 나라이기도 하다. 특히 밀의 생산량은 세계 3위이며, 자국민의 소비를 충분히 조달할 수 있다. 수출량도 세계 1위다.
어패류 등 수산자원도 풍부하고 삼림이 국토의 절반을 차지해 목재자원도 넉넉하다.
◆ 소련연방 시절의 강점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러시아
이 러시아 경제의 강점은 미국 경제의 강점과 비슷하다.
유럽은 문명을 갖고 있으면서 미국은 풍부한 자원, 비옥한 국토를 갖고 있는 것이 큰 강점이었다. 미국이 19세기에서 20세기에 걸쳐 급성장하며 세계 경제의 패권국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다른 유럽 국가들은 문명이 진전되었지만 자원이 부족하거나 농지가 좁거나 하는 등의 약점이 있었다. 유럽 국가들이 교역을 위해 전 세계에 나선 것도 이 약점 때문이었다.
특히 석유가 중요해진 20세기에 이르러서는 그것이 현저하였다.유럽에서는 석유가 거의 나오지 않자 석유를 찾아 세계 각지로 나섰고 그것이 전쟁의 큰 요인이 되었다.
그리고 미국이 두 차례 세계대전의 승자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세계 최대의 석유 산출국이라는 점이 큰 요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
러시아도 바로 이 미국과 같은 강점을 갖고 있다.
동서냉전이 일어난 요인 중 하나도 소련이 자원부국이었다는 점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유럽 국가들은 국토가 황폐해지고 산업은 극도로 침체되었다. 소련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미국은 유럽 각국에 대해 경제봉쇄를 하기 쉬운 상황에 있었던 것이다. 즉, 미국이 「경제원조나 무역을 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면, 많은 유럽 국가들은 혼란에 빠진다. 그러니까, 어느 나라이건 미국의 말을 듣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소련만은 아슬아슬하게 미국에 노(no)를 할 수 있었다.
소련의 산업도 상당히 파괴되어, 미국의 지원은 필요하고, 미국과의 경제교류가 없어지면 큰 타격을 받는다.
하지만, 미국과의 교역이 끊기더라도, 바싹 움추려들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소련은 막대한 자원과 광대한 농지를 가진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유럽 국가들은 소련으로부터 에너지와 자원을 공급받았고 소련은 동유럽 농산물을 얻음으로써 공산주의 권내에서 자급자족이 가능했던 것이다.
즉, 소련을 중심으로 한 동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경제제재를 받고도 버틸 수 있었기 때문에 동서냉전이 가능했던 것이다.
이 소련 시절의 강점을 러시아는 지금도 계속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러시아는 미국으로부터 경제제재를 받아도 견뎌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다. 물론 경제제재를 받으면 직격탄을 맞는다. 그러나 세계 대부분의 나라처럼 미국의 제재를 받으면 바로 국민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다.
그러니까 러시아는 미국에 강하게 말할 수 있다.